필굿스토리

악몽과 싸우는 중

지난번의 일로 두두는 어두운 방에 대해 극도의 경계심과 공포가 생겼다. 의사가 트라우마가 생겼을 수도 있다라고 얘기했다. 나는 당장 그 미친 보모를 고소하고 자격 정지를 시켜야 한다고 날뛰었는데, 아내는 생각보다 법이 멀고 복잡하다고 했다. 그날로 바로 해고 통보를 했지만, 계약서상의 위악벌 조항 때문에 꼼짝없이 한 달치의 돈을 더 내야 했다. 당장은 방법이 없어 보였고, 아이 회복에 집중키로 했다.

그 일이 있은 후 2주가 지나도록 여전히 엄마와 잠들고 있다. 낮잠은 자기 침대에서 밤에는 우리 침대에서ㅜ 덕분에 나는 니 침대에서... 자면서 회복중이다.. 가끔 ‘쏘냐는 나빠,, 무서워...’ 같은 말을 할 때가 있는데, 때마다 가슴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깊은 빡침과 화를 참기가 힘들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빈도는 줄고 있고, 잠들기 무서워하는 것도, 자다 깨서 우는 것도 차츰 사라지고 있다. Petit à petit. 조금씩조금씩.

 

물감 놀이 시작

 

 

지난번 지인께서 주신 크레파스, 색연필, 매직, 펜, 연필 등을 가지고 무지막지하게 그려댔는데, 낙서하고 칠하고 하는 걸 좋아하는 거 같아 최근에 물감을 사다 줬다. 잘 지워지고, 또 아이들용으로 나온 게 있어 이런저런 모양의 스펀지, 붓과 함께 선물로 줬는데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동안 색칠놀이 삼매경에 푹 빠져지냈다. 밥 먹다가도 물감, 자고 일어나자마자 물감, 물감 물감 물감만 찾는다. 

우리의 하얀 양말은 물론 집안 곳곳이 파랑, 초록, 빨강, 노랑으로 물들고 있다. 벽이나 바닥은 지우면 되는데,, 제발 소파는 참아줘....🖐🏻

 

 

혼자 놀기

혼자 궁시렁궁시렁 아는 단어들은 다 말하고, 혼자 놀고, 혼자 책 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혼자 이 책 저 책 꺼내서 보고, 찢어먹기도 하고,, 침대에서 보다가 소파에서 보다가,, 인형이랑 같이 자동차 놀이를 하다가, 또는 그림 그리기를 하다가 심심해지면 나한테 스윽 와서 갖고 놀던걸 주던지 트럭을 그려달라고 찾아온다. 

 

 

너를 통해 배우는 불어

전기톱이라던가 눈썹, 배꼽, 너구리, 당나귀, 곰과 같은 나는 쓸 일도 없고 본 적도 없는 이런 단어들을 같이 책을 보거나 현실에서 마주 할 때마다 거침없이 쏟아낸다. 난 아내에게 "그게 뭔데?"라고 물은 뒤에야 비로소 아~ 하며 이해한다.ㅎ "몰랐어?"라고 하는데,, 미안하지만 전혀~ 여기 와서 살면서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단어다 ㅋㅋㅋ 

이렇게 어느 순간부터 내가 모르는 불어를 두두를 통해 배우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ㅎ 기특한 반면에 나도 다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든다 

 

 

크레쉬(어린이집)에 가다!!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두두를 위한 어린이 집이 배정이 되었다. 크레쉬(Crèche)라고 하는 이곳은 4개월부터 36개월까지의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었다. 회사와 연계된 곳으로 지인의 아들도 여길 다녔다고 해서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었다.

 



11월 9일. 드디어 어린이집에 가는 날. 이번 주는 적응기(adaptation) 오늘은 엄마와 1시간 함께했다.

11월 10일 오늘은 나와 함께 두 시간 adaptation을 진행했다. 두시간 동안 꽤 잘 놀았는데 아이들은 15-16명 정도에 선생님은 4분이 한방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한 명이 울기 시작하니 다른 아기들도 울기 시작하고 혼돈의 카오스 속에서 두 시간을 보냈더니 어질어질했다. 새삼 아이 돌보는 분들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신고식 제대로 하다

크레쉬 두 번째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고 돌아온 뒤로, 점심도 적게 먹고, 저녁은 거의 먹지 않고 힘도 없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훌쩍훌쩍 콧물이 나오나 싶더니 이내 기침도 잦아지면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그날 밤 열이 39도까지 올랐다. 해열제 하나로 그날 밤을 간신히 보냈다. 아니 버텼다고 보는 게 맞다. 열이 내려도 막힌 코 때문에 숨을 못 쉬니 자다가 계속 깨서 울었다. 세 식구 모두 비몽사몽 아침 해가 밝자마자 긴급으로 클리닉을 알아봐서 진단을 받고 약을 타 왔다. 

 

 

그렇게 월, 화 이틀 크레쉬에 간 뒤로 남은 수, 목, 금과 그다음 한 주를 고스란히 집에서 요양을 했다. 선생님에게 전화하니,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의 아주 정상적인 신고식이니, 걱정 말고 좀 나아지면 다시 보내라면서 크레쉬에 온 걸 환영한다고 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

바이러스가 들어와서 아프니, 먹는 걸 잘 먹어야 몸속의 군인들이 바이러스를 물리친다고 설명했더니, 분필을 집어 들어서는 "나쁜 바이러스!! 바이러스 나빠!! 가버려!! 잘 가!!!"라고 소리친다. 어지간히 싫긴 한 모양이다. ㅎㅎ 얼른 나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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