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굿스토리

어느새 두두는 16개월이 되었다. 그래서 나도 아빠 16개월이다. 언제 그렇게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는데 한달 한달도 참 금방이란 생각이 든다. 코로나 시국과는 무관하게 16개월 아이의 일상은 평화롭고 루틴하다. 

 

아침 일과

매일 아침 6시반 일과의 시작. 몇 시에 잠들든 아침 6시반이 되면 일어난다. 일어나면 '마몽~ 마몽~' 엄마를 찾기 시작하는데, 시골에서 동이트면 '꼬끼오~'하고 우는 닭이랑 다를바가 없다. 저녁에 아무리 많이 먹어도 그 시간이되면 반드시 깬다. 보통 9시에 잠이 드는데, 늦게 낮잠을 잔날 10시에 잠들었는데도 같은 시간에 깼다. 이제는 6시반이 되가면 내가 먼저 눈을뜨고 기다리고 있을 때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밤동안 핸드볼 공만해진 귀저기 바꾸느라 한바탕 씨름을 한 뒤, 우유와 시리얼로 배를 채우고는 곧장 밖으로 나간다. 고양이 밥을 주고나면, 할아버지의 트랙터에 올라 놀다가, 바로 옆 텃밭에 가서 딸기가 아직 있나 보고는 있음 냉큼 집어서 입에 넣는다. 

 

 

조동아리

하.루.종.일 말한다. 입에 모터가 달렸다는 말이 이럴때 쓰는 얘기구나 싶다. 눈에 보이는 아는 것들 부터 해서, 가끔 러시아나 독일어 알 수 없는 말을 할때도 있다. 그럼 아내에게 "무슨뜻이냐" 라고 물어보곤 하는데, 그럴때마다 "한국말 아니었어?"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전부터 아내랑 상의한데로 나는 한국말로 하고, 아내는 불어로 대화하는데,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불어를 쓰니, 불어를 더 많이 이해하고 있다.

불어의 'R'발음이 약간 가래 끓는 소리 같은 느낌인데, 나보다 발음이 더 정확한 것 같다.ㅋ 

물건을 달라고 할때마다 '던~던~' 이라고 하는데, '줘~ 줘~'와 같은 말이다. 그래서 계속 '실투플래'(~해주세요) 같은 공손한 표현을 한달이 넘게 알려주고 있는데, 두 글자 이상 넘어가면 좀 힘든거 같다. '아비용'(비행기)이나 '트랙터'는 제외지만,,,

물건을 받을 때는 '메흐시(고마워요)'를 가르치는데 이제는 '메시-메시-' 하면서 먼저 손을 뻗어서 가져간다. ㅎ '던' 과 '메시'의 뜻을 헷갈리는 지도 모르겠지만 어쨋든 '던' 보다는 '메시'가 낫다.

 

 

나도나도

우리가 뭘 하면 무조건 옆에 와서 보거나, 만지거나 같이 해야 된다. 뭐든지 보였다하면 같이 해야 하고, 같이 먹어야 되고, 같이 놀아야 된다. 뭐든지 '님과 함께'다. 초콜렛이나 과자도 먹다 걸리면 꼭 하나 줘야 되고, 콜라나 맥주를 한잔 하려고 하면 컵안에 손가락을 담근 다음 맛을 본다. 그러고는 '빠봉(안좋아)~ ' 알쿨~'(술) '으웩~' 으로 이어진다.

 

 

프로 참견러이기 때문에 게임도 안끼워주면 안된다. 좀 놀라고 장난감이랑 책을 줘도 우리가 뭘 하고 있으면 꼭 같이 껴서 해야된다 ㅋㅋㅋㅋ 결국 게임은 못하고 쇼파 밑으로 날아간 piece를 찾다가 끝난다.

 

 

독서

책을 가져와서는 리흐(읽어줘) 리흐~ 라고 하거나, 책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을 말하면서 책을 보여 달라고 한다. 처음부터 보던 책은 많이도 찢어 먹어서 온통 테이프로 도배가 되어있는데, 요새는 그래도 조금 덜 찢는 편이다. 책은 넘기면서 본다는 걸 이해한듯 하다. 책속에 아는 사물이나 동물이 나오면 소리 내며 읽고, 울음소리를 흉내낸다.

 

 

노노봇(Nono-bot)

갈수록 강해지는 캐릭터. 호불호가 점점 명확해지고, 노(No)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한 것으로 보이며, 조금 하기 싫은거 마음에 안드는거 있음 바로 '논노노노노노노' 가 나온다 ㅋ  귀저기 가는 시간이 갈수록 오래걸린다. 갈아 입히는 동안 옆에 누워서 책을 거꾸로 들고 보여주거나 뭔가 다른걸 보여주지 않으면, 혼자 한번에 갈아입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또 노노노노~ 거리면서 탈출을 감행한다. 그러면서 하의실종 상태로 집을 활보한다.

 

 

배변 훈련 실패

 

아내가 주문한 아기용 변기가 도착하면서 배변 훈련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모드다. 엄빠도 도대체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모르겠다. 직접 보여주는게 가장 빠른 방법 이겠지만, 어떻게 보여줘야하는지 고민 하는 동안 두두는 바닥에 쉬를 했다ㅎ 그래서 아이디어가 떠오를때까지 보류하기로 하고, 현재는 다용도로 사용중이다. 

요즘은 응가가 나오려고 하면, '카카'(응가)라고 말하고 힘을 주기 시작했다. 힘줄때 일그러지는 얼굴은 언제 봐도 웃기다. 🤣

 

ctrl+c, ctrl+v

 

 

하는 말과 해동 카피를 정말 잘한다. 요가 따라 한지는 오래 되었고, 이제는 보고 듣는 것들을 더 많이 캐치하는듯 하다. 파리를 잡는 걸 보더니, 파리만 보면 파리채를 들고 다니면서, 헛스윙을 한다. 텃밭에 물주고 있으면 자기도 물을 준다. 뒷짐 지는 건 언제봐가지고 그걸 또 따라한다 🤦🏻‍♂️

 

 

부끄럼은 타지만 잘 노는 아이

 

 

여전히 처음 보거나 오랜만에 보거나 하면 낯을 가린다. 이번에 주말을 껴서 장조님과 장조모님(?)을 뵈러, 프랑스 북부 시골 마을에 오게 되었는데, 반갑게 인사해야할 장조님과 장조모님을 보고는 부끄러워서 숨어버리더니, 자기 보다 3살~5살은 많은 사촌들을 보고는 '베베~ 베베~'(아기~ 아기~) 라고 하며 졸졸 따라다니면서 논다. 매번 혼자 놀거나 우리들 보살핌만 받고 커서 다른 아이들과 못노는 게 아닌가 했는데 그런 걱정은 이제 할 필요가 없어졌다. 유아원을 알아보면서도 조금 우려되었는데, 빨리 알아봐야겠다. ^^

 

 

다같이 크는 중

키, 머리둘레, 발사이즈는 컸지만 몸무게는 여전히 많이 늘지 않았다. 생후 5-6개월 부터는 무게가 많이 늘지 않아서 밥타임 때마다 엄청 중압감과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이제는 많이 해탈해버렸다. 먹고 싶은 만큼 먹이고 억지로 입에 밀어 넣진 않는다. 이제는 넣어봐야 도로 뱉어내기 때문에 소용도 없지만 ㅎㅎ 가끔 엄청 먹을 때도 있는 걸로 봐서는 배고프면 알아서 먹는 거 같다. 지가 좋아하는 건 또 잘 먹는걸로 봐서는 아마도 그동안 밥이 맛이 없어서이지 싶다. 밥시간에 서로가 편해지니 짜증도 주는거 같다.

엄마 말로는 나도 클때 그랬다고 한다. 한번도 살이 찐적이 없었다고;; 실은 나도 엄청 말랐다가 군대에서 역변했는데.. 두두도 나중에 말안들으면 군대를 보낼 생각을 지금부터 하고는 있었다 🤗   

어쨋든 전보다 스트레스도 줄고 서로가 조금씩 더 편해지고 유대가 깊어지고 있다. 서투르고 가끔 서로 화나게 할 때도 있지만, 우리는 조금씩 같이 알아가고 같이 성장 하고 있다. 

 

오늘도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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