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굿스토리

 

지난 주말 아이 성장 일기를 기록했었다. 오늘로써 14개월 하고 10일이 지난 '두두'는 1년 전에 비해 많이 성장했다. 거의 매주, 또는 갑자기 어느 날 새로운 행동이나 능력을 보여주며 우리를 놀라게 한다. 아기의 뇌는 스펀지 같아서 뭐든 쉽게 빨아들인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처음부터 적어왔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심정으로 14개월 두두의 성장 일기를 이어서 기록해본다. 관찰 일지

 

여섯, 낮잠 시간이 줄었다. 12개월을 기점으로 낮잠 패턴이 바뀌었다. 보통 아침에 1시간 반, 오후에 1시간 반 정도 잤는데, 요즘은 한번에 두시간에서 두시간 반 정도 잔다. 어쩌다 많이 피곤하면 두 번 잘 때도 있긴 있다. 두두는 자는 것보다 노는걸 더 좋아한다. 그리고 예민 보스다.유모차나 품에서 잠들면 아~주 조심스레 침대에 눕히는데, 이때 살짝 깨기라도 하면, 그대로 인형을 들고 일어 서버 린다ㅋ 제일 허무한 순간이다. 귀가 밝아서 자고 있으면 우린 음소거 모드가 된다.. 프랑스는 파티가 많은데, 한 번은, 거실에서 노래 틀어놓고 춤추고 노는데 한쪽 구석 유모차에서 아랑곳하지 자고 있는 아기들이 있었다. 아기나 그 부모나 참 대단하다 싶었는데, 솔직히 부러웠다. 우리에겐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지금까지도. 

 

 

일곱, 잠에서 깨면 걸어서 우리 방을 온다. 그전에는 그냥 침대에 누운 채로 울거나, 혼잣말하면서 인형이랑 놀거나 그랬는데, 지금은 일어나면 혼자 매트리스에서 내려와서 '쿵쿵~ 쿵쿵~' 걸어서 우리 방으로 들이닥친다. 그런 다음 엄마한테 안겨서 젖을 달라고 한다. 모유는 거의 끊었는데 아침에는 찾는다. 그런 다음 이제 잠이 좀 깼다 싶으면, 뒹굴뒹굴하면서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 콧구멍에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가, 눈도 찔렀다가 입에도 넣었다가 한다. 우리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된다.

 

여덟, 이것은 질투심(?) 어느 날 아침, 침대에 셋이 모여있을 때, 늘 그렇듯 '모닝 뽀뽀'를 했다. 두두한테도 하고 이제 와이프에게 하고 있는데, 옆에서 보던 이 녀석이 내 얼굴을 손으로 밀어낸다. 😅  우연인가 싶어 다시 뽀뽀를 하니, 어김없이 내 얼굴을 밀어내고 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ㅋㅋㅋ 그 뒤로 우리가 뽀뽀할 때마다, 늘 내 얼굴만 밀어낸다. 벌써 그런 감정이 생겼다는 말인가? 질투심? 14개월짜리 애가?? ㅋㅋ 엄마는 네 거라고? ㅋㅋㅋㅋㅋ 난 그럼 라이벌인가? 많은 생각이 들었던 날이다. 

 

아홉, 노래만 나오면 춤을 춘다. 집에 '방귀대장 뿡뿡이'라는 책을 아는 분이 주셔서 놔뒀는데, 버튼을 누르면 노래가 나오는 책이 있다. 처음에는 노래 나오면 박수를 치곤 했는데, 이제는 뱅글뱅글 돈다. 그게 춤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제는 자기가 버튼을 누르고 혼자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럼 우리도 같이 박수치고 뱅글뱅글 돌아준다. 방귀대장 말고도 우리가 노래를 틀면, 들썩이기 시작하는데, 두두는 흥부자인 것 같다.

 

열, 우리가 하는 건 똑같이 한다. 얼마 전부터 와이프랑 처제가 홈트레이닝으로 요가를 같이 하고 있는데, 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놀더니, 매트 위에서 혼자 요가 동작을 따라 한다. 😂 삽질하는 걸 보면, 자기도 삽을 들어야 하고, 청소기 돌리고 있으면, 자기도 청소기를 같이 잡고 밀고, 빗자루질을 하고 있으면 그걸 또 따라 한다. 걸레질은 마스터한 것 같다. ㅎ 요리랄 건 없지만, 감자나 당근을 손질하고 있으면, 자기도 하려고 밑에서 얼쩡거린다. 그래서 요리할 때 같이 보라고, 장인이랑 저 디딤판을 만들어줬는데 바로 적응했다. 좋아하는 것 같다. 

 

 

한국은 연휴가 시작되었는데, 이곳은 아직도 자가 격리 중이다. 내일이 근로자의 날이라 휴일이긴 하지만, 어디 갈 수가 없다. 원래는 나미비아에 있을 예정이었는데,, 전부 연기되고 우린 재택근무 중이다. 언제까지 이런 생활이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다행히 두두는 즐거워 보인다. 늘 이뻐해 주는 처가 식구들이 옆에 있고, 특히 이모가 잘 놀아주니, 이모란 말(타타)을 입에 달고 산다. 밖에만 나가면 온갖 곤충들이랑 꽃을 만날 수 있고, 놀다 보면 여기서 기르고 있는 고양이도 만나니 신기한 것 투성인 듯하다. 요즘 계속 흐려서 밖에서 많이 못 놀았는데, 휴일인 내일부터는 어디 못 가더라도 날씨라도 좀 좋아졌으면 좋겠다 ~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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