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굿스토리

뜨거웠던 태국의 밤을 뒤로 하고, 우리는 캥거루와 코알라가 생각나는 곳 호주로 가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달이 조금 넘는 여행이었는데, 행선지가 많아 이동이 잦았고 그러다 보니 비행기 값이 장난 아니었다. 우리는 늘 가장 싼 편을 골라가며 이동했는데, 그 덕분에 직항이 아닌 경유행을 탈때가 더러 있었다.

태국에서 출발 했지만 우리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거쳐 호주 다윈에 도착을 했고, 이어서 콴타스 항공을 타고 다윈에서 앨리스 스프링스에 도착했다. 태국 여행은 현지에 아는 사람도 있고, 로컬 친구도 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놀았다면, 지금 부터는 철저하게 피붙이 동생과 나 둘만 떠나는 여행의 시작이었다. 리턴 티켓까지 모두 일정을 잡아 놓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시간이 날때마다 나는 일정을 체크하고, 행선지에 맞는 투어를 알아보고, 또 다음 행선지로 가기 위한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어떻게 보면 지금부터가 정말 배낭 여행의 시작이었다. 우리는 들뜬 마음을 안고 앨리스 스프링스, 에어즈락에 도착 했다. 춥다. 상당히 춥다. 비행기 몇번 타고 내렸을 뿐인데, 기온차가 어마어마하다. 남반구로 내려 갈 수록 추워지고 있었는데, 6월 말. 이때 호주는 겨울 진입하는 중이었다. 부르르 떨며, 그토록 태우고 싶었던, 담배를 입에 물고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황량하다. 아무것도 없다. 이곳이 호주에서는 가장 중앙에 있는 곳이자, 모든 대도시로 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호주 내륙부 사막지역. 사람이 가장 적게 산다는 그래서 아웃백(outback)이라 불리는 에어즈락에 우리는 와 있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처럼 마냥 업업 되는 기분에 화이팅 넘치고 친절한 사람들, 맛잇는 음식만 생각났는데, 막상 진짜 아웃백에 와서 느낀점은 사뭇(?) 달랐다. 황량하고, 춥고, 사람도 별로 없는... 

에어즈락 공항에서는 앨리스 스프링스 시내로 나가는 공항 버스가 있었는데, 우리는 그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리 오래지 않아, 시내에 도착했는데, 내리자마자 우리는 숙소부터 찾아 다녀야 했다. 유심을 사놓지 않아서 GPS만 따라 간신히 따라 움직였다. 다행히 그리 크지 않은 동네 였으므로, 숙소 찾기는 수월했다. 이때부터 우리는 주로 백패커 하우스에 머물렀는데, 쉽게 말해 게스트 하우스다. 

Alice Springs YHA

https://goo.gl/maps/82g95bu7jsZxVF848

 

앨리스스프링스 YHA

★★★★☆ · 호스텔 · Cnr Parsons Street and, Leichhardt Terrace

www.google.com

백패커 하우스나 유스호스텔이 대부분 그렇듯, 공용 주방이고, 가격이 쌀수록 많은 사람들과 한방에서 지내게 된다. 성수기가 아니었던 덕분에 우린 싼 가격에 4인실에 배정받았는데,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후다닥 소리와 함께 웬 커플이 우리를 맞이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가벼게 인사하고 서로 어느나라 사람인지 신원 파악에 들어갔다. 나중에는 와이파이 라운지에서 지나치다 자주 보게 되는 애들하고는 인사도 하고, 밥을 같이 먹기도 했다.

YHA는 호주, 뉴질랜드의 웬만한 도시에 다 있었는데, 가격이 다른 데보다 1~2 달러 비싸긴 했으나, 시설도 괜찮고, 깨끗했으며,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았다. 그리고 여행 기간 내내 4구짜리 멀티탭은 다른 이들과 친해지기 아주 좋은 아이템이 돼주었다. 그 긴놈을 꾸역꾸역 들고 오길 잘 한 것 같았다. 

시내랄 것도 없는 시내를 잠시 돌아다니다가, 세상에서 가장 큰 바위 울루루를 여행할 투어 업체에 찾아갔다. 이곳에 온 목적이 바로 이 바위를 보기 위해서 였으니까 ^^;; 일정과 금액, 출발 장소등을 확인 하고 우리는 숙소로 와서 모처럼 느긋하게, 저녁을 준비해서 투어의 성공을 빌었다.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우리가 어떤걸 보게 될지 상상만 해도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기대감과 설렘, 그리고 낯선이들과의 새로운 잠자리,, 이래저래 잠들기 힘든 밤이어서, 얼마나 뒤척였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호주에서의 첫 밤은 깊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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