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굿스토리

흰둥이 점검받다

얼마 전 어쩌다 얻게 된(?) 10살 흰둥이의 기술 점검이 있었습니다. 차를 받고 거의 한 달만에 AUTOSUR이라는 자동차 공인 기술 점검 센터에 예약이 잡혀서 아침부터 옆동네인 Cahors로 향했습니다. 그동안 차를 타고 다니면서 발견하게 된 문제점이 한두 가지 아니었는데(예상은 했었지만...), 마음 같아선 당장 도로 가져가라고 하고 싶었지만,,, 일단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본 뒤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AUTOSUR은 프랑스 전 지역에 체인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자동차 공인 기술 점검 센터입니다. 여기선 Contrôl technique이라고 하는데, 자동차를 분해하지 않고 주요 포인트에 대해서 visual inspection과 장비를 사용한 상세 점검을 해주고 있습니다. 검사가 끝나면 리포트와 함께 차 앞에 붙이는 certification을 발행하는데 이는 2년간 유효하므로 매 2년마다 갱신해야 하며, 불합격 통보를 받을 시에는 법적으로 운행이 중지됩니다.

 

 

깐깐한 장인도 이곳에서 늘 본인의 차를 점검한다고 해서, 장인의 재규어 점검 날에 맞춰 흰둥이도 검사를 받으러 왔습니다. 와보니 장인의 차가 한참 검사 중이네요 ㅎ 1시간 정도 진행된 검사를 마치고 드디어 흰둥이가 검사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제발 별일 없어야 할 텐데....'

 

 

완전히 들어 올려져서는 평소에는 보기 힘든 차 바닥 부분이 여지없이 드러납니다. 점검하시는 분이 구석구석 랜턴을 비추며 체크를 하네요. 바퀴도 좌우로 직접 틀어보고, 장비 위에 얹혀(?) 놓고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설치되어 있는 서스펜션 상태도 보고, 검사의 끝에는 배기관에 Analyzer를 넣고 엔진상태까지 전부 확인을 했네요.

 

 

점검을 마친 흰둥이는 "운행은 가능하나 몇 가지 사항에 대해 교체할 것을 추천한다"는 설명의 리포트와 함께 2년간 유효한 인증서를 받았고, 검사비용은 80유로가 나왔습니다. 2년에 십만 원 정도면 나쁘진 않네요;; ㅎ 

4월 마이애미로 가기 전 차를 다 손봤었다는 큰아들 내외가 둘째 딸 부부에게 넘긴 "big shit"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을까.. 코멘트 중 한 가지였던, 브레이크 디스크를 당장 교체 하자며, 장인과 장모가 인터넷을 뒤져서 부품을 주문해줍니다.

음..... 자동차 브레이크 주문... 교체.. 근데 누가..? 제가요???ㅋ

이리하여 머리 털나고 처음으로 자동차 브레이크 디스크 교체를 셀프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BMW X1 브레이크 디스크 셀프 교체하기

이걸 어떻게 하지? 잘못해서 타고 다니다 차 다 망가지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에 배송 취소 얘기를 꺼내기도 전에, 자재가 도착을 해버렸습니다. (무지하게 빠르네요ㅋ) 주문하고 3일 만에 집에 자재가 배송되다니. 유럽의 순기능이라면 순기능(나에게는 역기능ㅠ)

 

 

별 수 있나요ㅋ 이 동네는 걸핏하면 셀프라.. 이런 것도 원래 셀프로 하나보다 하고 차고로 갑니다. 아이패드를 가져가서 틈틈이 유튜브를 보면서 해체하고 조립하는 순서를 번갈아 보면서 진행했습니다.

 

 

Hydraulic-Jack으로 차체를 들어 올린 뒤, 타이어를 분리해서 빼내고 나니 문제의 브레이크 디스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상태를 보아하건대 차가 출시되고 단 한 번도 교체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출국 전 수리해서 싹 바꿨다는 큰처남의 구라가 여지없이 드러나는 순간이네요. 부글부글 하지만,, 일단 꾸~욱 참고 작업부터 해보기로 합니다.

 

 

그에 반에 방금 도착한 녀석들.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얼마나 썩었었는지 ㅋㅋㅋㅋ 어이가 없어서 웃고 있으니 장인이 먼저 얘기합니다. 큰아들이 다 고쳤다는 거 완전 구라라고, 내가 이럴 줄 알았다고 ㅋㅋㅋㅋ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상태이나, 장인이 저렇게까지 말 하는데 별수 있나요 ㅎㅎ 열심히 닦고! 조이고! 기름칠!! 해가며, 새로운 브레이크 디스크로 교체를 했습니다. 검은 기름 떼로 시커메진 손으로 사진 찍다 보니 핸드폰도 시커메졌네요.ㅋ 그나마 짝퉁 케이스라 다행입니닼ㅋㅋㅋ

 

 

썩어있던 브레이크 디스크가 반들반들 새로운 녀석으로 교체가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더라고요. 오히려 두 번째 할 때는 시간이 더 단축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끝날때까지도 이렇게 하면 진짜 되는 건가 싶으면서도, 막상 해보니까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것도 아니더라구요. 

 

 

공구 찾느라 시간이 걸렸지만 실제 작업은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던 '브레이크 디스크 교체 작업'이 완료되었고, 시험 운행 후 지금까지 잘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비용도 정비소 갔으면 160유로인데, 셀프 작업으로 자재비만 45유로 들어서 굉장히 세이브를 많이 했네요. 이번 일로 저는 '자동차 점검 -> 무조건 정비소'라는 고정관념 또한 산산이 부서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미션 하나 완료 했네요. 

 

'오늘도 무사히' 브레이크 디스크 셀프 교체 끝~!

 

3줄 요약

1) 10년 된 흰둥이. 점검 시 코멘트 발생

2) 까보니 사쿠라였던것..

3) 부글부글 했지만, 장인과 셀프로 조치함.



2020/07/14 - [컬러풀라이프/오늘도 무사히] - 프랑스 일상 - 어쩌다 BMW 오너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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