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굿스토리

앙골라 파견을 더이상 가지 않기로 하면서, 이곳에 자리 잡을 준비를 하나씩 하는 중인데 그중에 차도 포함 되어 있었습니다. 파견 전에 타고 다니던 차는 처분(?)을 해버려서, 마침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처남 부부가 자신들이 타던 차를 가져가라고 하네요. (물론 공짜가 아니지만..)

이들 부부는 코로나로 국경 폐쇄 되기전에 마이애미로 급(?) 파견을 떠났는데, 3월 이후로 현재까지,, 그리고 당분간은 복귀 할 수 없는 상황인 듯 하여, 차를 처분한다고 했습니다. 이들의 차는 2009년식 19만키로에 육박하는 BMW X1.

차의 스펙만 듣고는 내심 차를 직접 보고, 타보고 이것 저것 점검을 한 뒤 결정을 하고 싶었지만, 이미 오케이를 해버린 상황이라 차를 가지러 가면서도 기대 보다는 우려가 앞섰습니다.

이곳에서 한시간 떨어진 곳에 있는 처남 회사에 4개월째 방치된 녀석을 가지러 갔습니다. 장인이 회사에 출입허가증을 보여주고 차를 가지러 들어갔는데, 30여분 후, 멀리서 X1 흰둥이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방전은 안된 것이 다행스러우면서도,, 다가올 수록 확연히 드러나는 방치 되었던(?) 차량의 상태에.. 만감이 교차합니다...🤦🏻‍♂️

거미줄과 낙엽, 먼지가 뒤덮혀 있던 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 주유소에 들러 타이어 압력을 체크해봤는데 아직 괜찮습니다. 가다가 퍼지진 않을지 노심초사했지만 1시간여를 다시 달려서 무사히 복귀했네요. 이것이 made in germeny 의 저력인가 싶기도 합니다;;

가속과 브레이크 핸들링은 묵직하면서도 나쁘지 않은 주행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130km/h 근처에서 유난히 진동이 심해지는 걸로 봤을때 뒷쪽 타이어 고정시 밸러스가 안맞는 것 같은데, 샤프트쪽의 문제는 아니길 바랄뿐입니다.

오래된 차다 보니 요즘은 다 되는 핸드폰과 연동 하는 'car play' 기능은 안되네요;; 주행 시 Waze라는 네비게이션 어플을 사용하는데 모니터로는 볼수 없으니 핸드폰 거치대를 하나 사야 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비소로 바로 가야되는 것이 맞지만, 이곳도 정비 비용은 비싼데다 조금 저렴한 사설은 미리 연락을 해봐야 하기 때문에 일단 흰둥이 샤워부터 시켜봅니다. 차 실내외, 휠, 창문까지 곳곳에 차와 혼연 일체가 되어 있던 묵은 때들을 씻기고 나니 뽀얀 먼지 더미에 묻혀 있던 본 모습이 드러납니다. 연식은 상당히 오래 되었으나, 그래도 차 자체는 봐줄만 합니다.

보닛을 열어 구석구석 쌓여있던 낙엽과 먼지들을 다 걷어내고, 기본적인 것들만 체크해봅니다. 엔진 오일은 언제 갈았는지 모를 정도로 색이 탁하긴 했으나, 레벨은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네요. 먼지가 좀 쌓여있긴 하지만, 상태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트렁크를 열었는데 생각보다 큽니다! 맨날 조그만 차만 타고 다녀서 실내는 물론 트렁크도 엄청 작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훨 커보이네요🤣 골프 채가 들어갈 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골프를 치지 않으니 상관은 없습니다ㅋ 캐리어랑 유모차 등을 싣기에는 충분해 보여 일단 만족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뒤져봐도 있어야 할 기본 정비용 Tool이 하나도 없네요 ^^;; 아하... 

차를 다시 차고에 옮겨서 시동을 걸어보니, 나름 썬루프도 있고, 손잡이에 불도 들어옵니다 ㅎ 깨알 같은 기능에 그래도 기분이 좋습니다. ^^ 

의심가던 배터리를 충전 해보았는데, 48시간 충전에도 완충되었다는 표시로 바뀌질 않는 걸로 봐서는 아무래도 배터리를 바꿔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ㅠ 아직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정비소에 보내 전체적으로 점검을 다시 받아봐야할 것 같습니다. 

과연 이 녀석이 우리 가족의 발이 되어 안전하게 잘 다녀 줄지 여전히 걱정이 되면서도 애착이 가기 시작하는 날입니다. 어쩌다 BMW 오너가 된 날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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