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굿스토리

 

인도양의 보물섬 레위니옹 여행기 (3) - 용암의 성당과 안시 폭포에서의 피크닉

이번 여행에서 섬을 시계 방향으로 돌기로 해서 우리는 동쪽 노선을 따라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조금 우중충했던 어제와는 달리 아침부터 화창한 날씨로 더욱 파랗게 보이는 하늘을 따라 달리다보니 어느새 첫번째 목적지 Suspension bridge of East River, 동강의 현수교에 도착했습니다.

 

 

동강의 현수교는 굉장히 가파른 협곡에 설치된 다리인데, 그 아래로는 레위니옹의 동강(Rievère de l'est)이 흐르고 있습니다.

 

 

동강의 현수교, Suspenstion bridge of east river

 

 

1984년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였으며, 양쪽의 거대한 돌 기둥위에 놓여 있어, 공학적으로도 매우 잘 설계된 다리입니다. 다리 길이는 152m 이며, 초창기에는 차량이 지나다녔으나, 자연 재해를 겪으면서 산책로 역할만 해오고 있었는데, 다리를 지나게 되면 그 아래의 거대한 협곡과 그 위로 날아가는 새들의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갔을 때는 안전상의 이유로 아예 통행 조차 불가하도록 완전히 폐쇄 되어 있어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네요;;; 

 

 

주위를 잠시 둘러보며 빠져나오면서 오늘의 주요 코스인 용암 마을(?)에 들어서기전 잠시 바람이나 쐴겸해서 근처 선착장 같은 곳에 들려서 바닷길을 쏘다녔습니다. 붐비거나 하는 곳이 아니어서 그런지 굉장히 조용하고 작은 마을이었는데,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만 이곳의 고요함을 달래주고 있었습니다. 

 

 

짧게나마 햇살 속에서 한숨돌리면서 걷다가 우리는 다시 여정을 이어나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 바깥으로 곳곳에 현무암처럼 생긴 거뭋거뭋한 돌들이 여기저기서 보이기 시작하는가 싶었는데, 바로 여기가 용암이 흘러내린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Piton Sainte-Rose라는 용암 마을의 시작이었네요. 우리는 곧 한 성당앞에 도착하게 되었는데, 이곳이 레위니옹의 용암 성당, Notre dam des laves 입니다.

 

 

용암 성당, Notre dam des laves

 

 

용암의 성당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데는 1977년 Piton de la fournaise라는 화산이 폭발하면서 흘러내린 용암에 둘러싸이게 되었는데, 화산이 분출한 용암이 바닷가로 흘러내리며 모든 걸 녹이면서 전진 할 때, 유독 이곳 앞에서만 흐름이 멈추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본 모습도 성당의 입구에서 용암의 흐름이 딱 멈춰 있었고, 그 옆으로만 계속해서 흘러내렸고 그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당시에 흐르는 용암을 멈출 수 있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그로 인해 성당은 어디 한 군데 훼손 되거나 무너진 곳 없이 너무나 평온한 자태로 서있습니다. 파스텔톤의 성당이 거무스름하고 거친 용암 더미와 극명한 색대비를 이루며 더욱 환해 보였습니다.

 

 

Notre Dame des Laves

★★★★☆ · 천주교 성당 · N2

www.google.co.kr

 

오래 볼 건 없었지만, 꽤 진귀한 풍경에 여행을 하는 중에 잠시 내려서 주변과 함께 둘러보기에는 괜찮았네요. ㅎ 짧은 투어를 마무리하고 우리는 다음 행선지로 향했습니다. 

 

 

차에 오르기 전, 성당 주위에 조그만 식당에 들러 점심 거리로 볶음밥 같은 것(?)과 음료를 사서 나왔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오늘의 피크닉 장소가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곳은 Anse 폭포였습니다. 숲과 폭포 그리고 바다가 함께 있는 이색인 곳이었으며, 고기 잡이 배들이 정박하던 곳이 있는데 지금도 그대로 보존 되어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안시 폭포에서의 피크닉

 

차를 타고 숲길에 들어서자 한쪽 절벽에서 끝임없이 떨어지고 있는 폭포가 우리를 반깁니다. 큰 절벽 여기저기서 물줄기가 쉴새없이 떨어지고 있네요. 저 많은 물들은 어디서 다 오는 것인지 한참을 넋놓고 보고 있는데 근처에서 철썩~철썩~ 파도소리가 들립니다.

 

 

절벽은 바다와 인접해 있어서 여기서저기 떨어지는 폭포수가 하나의 물길을 만들며 바다로 이어지고 있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그간 내렸던 비로 더욱 힘찬 물줄기가 떨어지며 멋진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오기전 들렸던 살라지마을의 베일 폭포와 마찬가지로 굉장한 습했고 그로 인해 수많은 특이한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는 곳이었는데, 곳곳 마다 벤치가 있어 피크닉을 하러 온 사람들이 꽤 많이 보였습니다. 우리도 그 중 빈자리에 앉아 용암 성당 앞 식당에서 싸온 것들을 펼쳐 놓고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네요.

 

 

정신없이 먹다보니 어느새 우리는 이름모를 새들과 길냥이들 그리고 다람쥐들에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단단히 학습효과를 얻었던 모양인지 수십개의 눈동자가 제 손을 따라 왔다갔다 하고 있는 모습이 재밌었습니다. 남은 것들은 버리고 할 것도 없이 대기하고 있던 아이들에게 전부다 주고 주위를 한바퀴 돌아봤습니다.

 

 

바닷가 쪽으로 가보니 이곳은 고기잡이 배가 줄지어 정박해있었는데, 나름 운치가 있었습니다. 현재도 이 고깃배를 타고 나가 조업을 한다고 하네요. 정박해 있는 배들을 배경으로 사진도 몇방 찍고, 우리는 해안가를 따라 좀 걸어다녔습니다. 바람이 제법 불었지만 나름 어드벤쳐(?)도 좀 있어서 크게 한바퀴를 돌아 나올 동안 심심할 틈이 없었던 것 같네요. ^^

 

 

시원한 바람, 물기를 머금은 진한 풀내음과 새소리, 폭포와 함께 평화로운 한 때를 보낸 우리는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기 위해, 차로 돌아왔습니다. 지금껏 돌아다니면서 느낀점이 있다면, 레위니옹은 어딜 가든 자연 그대로라는 것이었습니다. 유명세를 타게되면 상점들이나 식당 같은게 좀 생길 법도 한데, 그런건 찾아 보기 힘들고 100년전에도 이랬을 것 같은 모습 그대로여서 여행하는 내내 마치 옛날로 돌아가 있는 듯했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것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반 설렘반으로 다음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레위니옹 여행기>

인도양의 파라다이스 레위니옹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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