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굿스토리

여왕의 마을은 그 유명세답게 뉴질랜드 여행 기간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있던 도시였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에는 각국에서 온 백패커들로 가득했다. 거의 공실이 없을 정도였는데, 알고 보니 지금은 스키 시즌이라 뉴질랜드 뿐 아니라 가까운 호주, 그리고 전 세계의 여행객들이 7월의 스키와 보드를 즐기기 위해 이곳으로 모인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퀸스타운은 산과 호수로 둘러싸여 있어 멋진 경치와 함께 다양한 액티비티들로 가득한 아름답고도 즐거운 도시였다.


모험의 수도, 퀸스타운(Queenstown)

남섬뿐 아니라 뉴질랜드 전체를 대표하는 관광도시인 퀸스타운은 그 마을의 경치가 당시 빅토리아 여왕에 적합할 만큼 아름답다고 해서 퀸스타운이라 불리게 된 곳으로, 고요하고 아름다운 와카티푸 호수와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산맥이 그림 같은 절경을 이루고 있다.

젯 보트, 번지점프, 스카이다이빙 등 스릴 만점의 모험이 있고, 특히 겨울철에는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러 온 여행객들로 붐빈다. 숙박시설도 종류별로 아주 다양하다.

아름다운 퀸스타운에서 뉴질랜드 특유의 평화로우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인근에는 애로우타운 같은, 퀸스타운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명소들이 있다. - 뉴질랜드 공홈 / newzealand.com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우리는 일단 밖으로 나가 발길이 닿는 데로 걸어 다녔다. 상점과 식당이 즐비한 거리를 지나고 있는데,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는 버거 가게 보였다. 우리는 기억해뒀다가 그다음 날에 먹었는데, 버거가 정확히 내 얼굴보다 더 컸다. 그렇게 큰 버거는 처음이었는데, 맛있다.😋 알고 보니 이 곳이 나름 여기에서는 'the place to be' 같은 곳이었는데, 가게가 대박이 나면서, 빵을 조달하던 그 옆의 빵집도 따라서 대박이 날 정도 핫플레이스였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 상점거리를 지나니 호숫가에 다다랐다. 이 호수가 뉴질랜드에서 세 번째로 크다는 와카티푸 호수였다. 호수의 끝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이곳이 호수일 것이라고 인지 할 수 있는 정도지, 사실 바다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컸다.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는 호숫가에는 오리들이 부지런히 땅을 쪼며, 먹을 걸 찾고 있었고, 사진 찍는 사람, 경치를 구경하는 사람, 호숫가를 따라 산책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호수 근처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와카티푸 호수(Lake Wakatipu)

 

출처 : 뉴질랜드 공홈 / newzealand.com

번개모양처럼 생긴 레이크 와카티푸는 뉴질랜드에서 세번째로 큰 호수로, 빙하가 파놓은 초대형 구덩이에 물이 차면서 만들어진 것 빙하 호수. 호수를 둘러싼 높은 산맥이 일품인데, 이 중 가장 높은 산인 마운트 언슬로는 높이가 무려 2,819m에 달한다.

레이크 와카티푸가 지나는 마을로는 퀸즈타운 이외에도 킹스턴, 글레노키, 킨로크 등이 있다. 레이크 와카티푸의 특이한 모양 덕에 이른바 '정상파'가 발생해 약 25분 간격으로 수면이 10cm 정도 오르내리는 현상을 보이는데, 마오리 전설은 이 움직임을 호수 밑바닥에서 잠자고 있는 거인 괴물 ‘마타우’의 심장박동이라고 말한다.

매일 T.S.S. 언슬로 증기 유람선이 호수를 지나는데, 이 배는 12m 높이의 빨간 굴뚝, 하얀 선체, 카우리 나무 갑판이 두드러지는 이 클래식한 모양을 가진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상징물 중 하나. 레이크 와카티푸에서는 언제나 송어낚시를 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그린스톤 리버와 로키 하구에서 많이 잡히고, 여름에는 물놀이를 하기에 좋다. - 뉴질랜드 공홈 / newzealand.com


 

빙하 호수 이기 때문인지, 아니 빙하와는 무슨 상관이지 모르겠으나, 호수도 투명하고 푸르다. 에메랄드 빛을 보이는 물은 너무 맑아서 호수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였다. 우리는 조금 더 산책하다가, 여행 친구들과 만나 함께 저녁을 먹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레스토랑에서 저녁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이어서 Below zero라는 bar를 갔는데, 안이 전부 얼음으로 되어있는 나름 이곳에서는 유명한 이색 바였다. (쓸만한 사진이 없는 걸로 봐서 아마도 여기서 취했던 것 같다,,)

출처 : Earthtory.com

다음날 아침 우리는 루지를 타러 언덕으로 향했다. 루지를 타기 위하서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야했는데, 공짜가 아니다 ㅎㅎ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도착하니, 퀸스타운과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멋진 경치 앞에서 우리는 서로 인생 샷(?)을 찍어주며 시간을 보냈다. 이곳에는 레스토랑, 기념품 샵을 비롯해 쇼핑몰을 있었고, 루지뿐 아니라 패러글라이딩도 하고 있었는데, 루지는 그렇다 쳐도 이 멋진 풍경을 보며 패러글라이딩을 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도 후회된다..ㅜ

퀸스타운도 지나가는 도시였으므로 대부분의 친구들은 다른 도시로 이동했는데,, 우리는 이곳에 머물기로 했다. 무엇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곳을 안 가더라도 이곳에서 더 있고 싶었다. 결국 우리는 그동안 함께했던 친구들과 인사하고, 연락하자는 말을 끝으로 남은 서로의 여정에 안녕을 빌어주었다.

동생과 나는 무엇을할까 고민하다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는 걸 알고는, 곧장 자전거를 대여점에 갔다. 자전거 상태만 채크한뒤, 헬멧을 쓰고 호수가를 따라 달렸다. 탁 트인 호숫가를 자전거를 타고 달리니, 그건 걸어 다닐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차가운 겨울 공기를 정통으로 맞으면서 달리는 시원함이 좋았고, 어디든 훨씬 편하게 갈 수 있었고, 뷰가 멋진 곳이 있거나, 가다가 힘이 들면 내려서 쉬면 그만이었다.

다운타운을 벗어나자 도로는 여러가지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주었다. 오르막, 내리막, 숲 길, 다리 등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즐거움이 더 해졌다. 그렇게 얼마나 멀리 갔었는지 모르겠지만, 한 시간을 넘게 달려온 우리는 출출 해지고 있었다. 따뜻한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호숫가 벤치에 앉아 가져온 샌드위치를 먹었다. 새소리와 잔잔한 물소리 밖에 나지 않는 어느 한적한 곳. 행복한 순간이었다. 아무것도 생각 안 해도 돼서 좋았다. 미안한 얘기지만, 맑고 아름답고 조용하기까지 한 이곳에 동생과 있기는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아주 잠시 들기도 했다. 다음에는 반드시 여자 친구와 오리라 다짐했었는데....🤔

그다음 날은 자전거를 탔던 호수가 반대방향으로 산책을 했다. 산책이라곤 했지만 도시를 벗어나자 이곳도 약간의 어드벤처가 있었다. 호수와 도로 사이에 만들어진 산책로는 때로는 가팔랐다가 숲을 해치고 들어가기도 하며, 숲을 해치고 나오거나, 커브를 돌 때마다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시각각 변한다는 말이 이런 말 일까? 같은 호수를 걷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보는 각도에 따라 눈앞의 풍경은 변화무쌍했다.

산책을 마친 뒤, 우리는 바에 맥주를 마시러 갔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지, 퀸스타운에서의 마지막 밤이자, 뉴질랜드에서의 마지막 밤이기도 했다. 북섬의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해서부터 온천 해변을 거쳐 스카이 다이빙과 번지 점프, 호빗 마을, 빙하 트래킹, 언제나 우리를 반겨주는 초원과 그곳에서 풀을 뜯고 있는 양 떼, 가는 곳마다 너무나 아름다운 경치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여행하는 내내 정말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무작정 시작한 여정이었지만,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ㅎㅎ

정말로 한번 더 올 수 있다면, 그때는 캠핑카를 타고 북섬부터 남섬까지 구석구석을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때부터 뉴질랜드 캠핑카 투어는 다시 나의 버킷리스트에 올라와있다. 언젠가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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