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굿스토리

"프란츠 조셉 글라치어(Franz Josef Glacier)"

프란츠 조셉 빙하(Franz Josef Glacier)는 1865년 줄리우스 본 하삿에 의해 발견되었고, 도시와 같은 이름을 가진 빙하 프란츠 조셉은 도시에서 5km 거리에 있다. 시티에서 20분만 걸으면 빙하 입구에 도달할 수 있다. 빙하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트레킹 코스는 빙하 강이 흐르는 환상적인 모습을 멀리서 볼 수 있고, 좀 더 빙하에 가까이 가려면 가이드 투어를 하거나, 헬리콥터 투어를 하는 게 좋다. 프란츠 조셉 빙하에는 많은 종류의 숙박시설과 레스토랑이 있으며, 레이크 마포우리카 근처에서 카약 렌트를 할 수도 있다. - Newzealand.com


뉴질랜드의 북섬이 불의 섬이라면 남섬은 얼음의 섬이다. 남극에 가깝기 때문이기도 해서, 빙하를 트래킹 하는 투어를 하기 위해 우리는 프란츠 조셉이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에 한 곳뿐인 투어 안내소에 들어갔다. 안내소에는 세상에 하나뿐인 빙하 계곡 투어(Gracier Valley Walk)를 위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있었다.

우리는 팀별로 앉아 출발 시간과 장소 그리고 안전 수칙에 대해 설명을 들었으며, 우리가 착용하고 있는 장갑과 옷 위에 안내소에서 지급하는 장갑, 방한복을 또 입었고, 아이젠을 부착한 부츠로 갈아 신었다. 빨간 크로스 백에는 카메라와 지갑, 물을 넣은 뒤, 빙하를 보러 헬기장으로 이동했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프란츠 조셉

우리보다 앞서, 빙하 투어를 마친 이들이 헬기에서 내렸고, 가이드의 탑승 사인에 따라 우리는 헬기에 순서대로 탑승했다. 얼마 뒤, 헬기가 계곡 입구에 진입했을 때, 저 멀리서 눈이 부시게 빛나고 있는 프란츠 조셉 빙하(Franz Josef Glacier)가 보였고, 빙하에 두 발을 딛고 서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헬기에서 내려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살면서 처음 보는 광경에 '와~' 하는 감탄사가 연이어 나왔다. 

높았고, 거대했으며, 압도적이었다. 보는 방향에 따라, 그리고 햇살에 따라 이 거대한 자연의 작품은 계속해서 색을 바꾸고 있었다.

날씨는 흐렸다 맑았다 반복했지만, 트래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을 때에는 날씨가 맑았다. 1865년 발견 이후 단 한 번도 녹은 적 없는 프란츠 조셉 빙하(Franz Josef Glacier). 이 신비한 자연의 한가운데서 우리의 투어는 시작되었다. 

이곳이 어땠는지, 그 이전의 모습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빙하는 크고, 넓게 자리하고 있었으며, 어떻게 이 위치에 이런 빙하가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 보고 있으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경사가 심하고, 트래킹 루트는 시시각각 변해 올라갈수록 호흡은 거칠어졌고, 점점 더 많은 구간에서 줄을 잡거나, 미끄러져서 이동해야 했다.

경치 보랴~ 걸으랴~ 미끄러지고 끼이고 그 와중에도 사진 찍으랴,, 잠시도 쉴틈이 없었고, 트래킹 코스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우리는 조금 쉬었다 가기로 하고, 자리에 서서 지금까지 왔던 길을 돌아보았다. 저 아래 조그만 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다른 팀들이 올라오는 게 보였다. 우리가 손을 흔드니 저쪽도 손을 흔들어 주었다. 

트래킹을 하는 중간중간 가이드는 멈춰서 포인트별 유의 사항도 알려주고, 다들 사진 찍고 다시 출발 준비를 할 때까지 기다려주기도 해서 우리는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훤히 다 보이는 포인트에 갔을 때는 앞-뒤에 있던 팀들을 모두 만나기도 했다. 같은 시간에 다섯 팀 정도가 있는 듯했는데, 우리는 이곳을 기점으로 하산(?)을 했다. 내려가는 듯했지만, 실은 어디가 어디인지 도저히 구분되지 않았다.

내 키보다 한참 높은 빙하들 사이를 지날 때는, 마치 갈라진 바다의 가운데 길을 걷는 듯했다. 길게 이어진 이 코스를 지나니, 어느덧 프란츠 조셉 빙하(Franz Josef Glacier) 투어의 최종 포인트에 다다랐다. 트래킹이 종료되자, 기다렸다는 듯 변덕스럽던 날씨는 완전히 흐리게 변했고, 점점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6-7월 우리가 여행할 때는 호주나 뉴질랜드는 겨울이었다. 그래서 투어 하는 대부분의 날에 비가 내렸지만, 정작 중요한 걸 할 때는 비가 그치거나 햇살이 비췄다. 운이 좋았다.

베이스에 도착했을 때, 아마도 이번이 마지막 일 것 같아서, 이곳의 경치를 한동안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카메라가 다 담지 못하는 이 멋진 자연을 머릿속에 새기려고, 천천히 돌면서 한컷 한컷 눈으로 찍었다. 이 특별한(?) 곳에서 짧지만 너무나 값진 시간을 보낸 것으로 마음을 위로했다. 우리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악천 후를 뚫고도 헬기는 on time에 도착했고, 떠날 시간이 되었다. 낙오나 사고가 없도록 끝까지 잘 챙겨준 가이드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그 당시엔 지구 온난화로 그 해가 마지막 투어가 될 수도 있다고 썰을 풀어 댔는데, 아직도 투어가 진행 중인 거 보니 아직 녹진 않은 모양이다^^ 우리 다음 세대 그리고 그다음 세대도 계속해서 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잘 보존되길 희망해본다. 

 

 

 

좋은 하루 되세요 ~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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