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굿스토리

프랑스 사람들이 에어컨 없이 무더위를 견디는 방법 

 

프랑스의 여름 낮더위 42도

 

안녕하세요. 한국은 비 소식이 많이 들리던데, 이곳은 지난주부터 매우 매우 핫한 여름 날씨가 지속 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는 아예 낮 기온이 40도를 넘기기 시작했네요. 모든 게 말라버릴 듯한 더위라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입니다.

 

에어컨 실외기가 안보이는 보르도 주택가

 

한국이었으면 이런 불볕더위에는 집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아이스크림이나 수박을 먹으며 보냈을텐데, 여긴 시원함을 만들어줄 에어컨 자체가 없. 습. 니. 다.... 친구들에게 '덥다고 에어컨 있는데 가고 싶다'라고 하면,, 에어컨이 없는 게 말이 되냐고 하는데.. 정말로 여기 사람들은 에어컨이 없이 여름을 보냅니다.. ..

 

에어컨 실외기가 없는 보르도 거리

 

조금 큰 도시에서 밖을 돌아다니면서 봐도, 에어컨 실외기는 찾아 볼 수 없는 곳이 프랑스입니다. 신기하죠?ㅋ 물론 대형 마트나 백화점, 극장 같은 곳에는 에어컨이 가동 중입니다. 또 요즘은 개인적으로 소형 에어컨을 설치하거나 새로 짓는 집에는 에어컨을 넣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정말 극소수입니다.

 

왜 이곳 사람들은 이런 폭염에도 에어컨을 설치 할 생각을 안 하는 걸까요?ㅋ 40도가 넘는 폭염에 에어컨이 없는 집. 상상이 되시나요? ㅎㅎ그래서 오늘은 에어컨이 없는 프랑스 사람들의 여름 나기에 대해 포스팅 해봤습니다. 우리와는 사뭇 다른 무더위를 날리는 그들만의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무더위를 날리는 방법

기후

프랑스 사람들이 폭염에도 에어컨이 없이 지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저는 기후를 꼽습니다. 절기는 우리 나라와 같습니다만(7-8월이 여름이고, 12-2월이 겨울), 프랑스의 여름은 굉장히 뜨거운 반면, 매우 건조합니다. 햇빛은 살갗이 따가울 정도로 강렬하지만, 대기는 굉장히 건조한 편입니다.

 

남쪽으로 갈 수록 더욱 건조해지는데, 제가 있는 이곳은 중남부 지역이라 점심시간 전 후로 밖에 나가면 자연식 건식 사우나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노땡큐죠.

 

 

그래서인지 내려쬐는 햇빛만 피해서 그늘에 있으면 생각보다 시원합니다. 한국에 있었을 때는 더우면서도 굉장히 습해서 쉽게 땀이 나고, 끈적(?)해졌는데, 여긴 건조하다 보니, 땀도 금세 말라버리네요 ㅎ 이런 기후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보다는 에어컨의 필요성이 좀 적지 않나 싶습니다. 

 

Volet, 프로방스 창문

유럽풍 창문이라고 해서 아래와 같은 모습을 많이 봤을 겁니다. 불어로 Volet라고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인테리어의 한 스타일로 프로방스 창문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에어컨 대신 설치하는 것이 바로 이 '외부 차양' 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그늘만 만들어지면 비교적 시원하기 때문에, 사진의 창문들처럼 여름에는 햇빛 가리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프랑스 집 치고 이것이 없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외부 차양을 한 주택

 

아래 사진 처럼 Volet도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왼쪽 문에 설치된 에매랄드 색의 개폐형과, 오른쪽의 흰색 블라인드 형이 있습니다. 블라인드는 매뉴얼로 동작하는 것과 전자동 타입 두 가지가 있습니다.

 

volet 전자식

 

Volet을 닫고 집안에 있을 때의 모습입니다. 집안을 시원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과 문을 모조리 열어, 찬 새벽 공기를 집에 들인 뒤에, 햇빛이 뜨거워지기전에 가림막을 다 내려버립니다. 채광을 위해 약간 열어두는 걸 제외하고는 저렇게 닫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구석기시대의 삶인가 싶지만 실제로 그렇습니다

 

Volet을 닫고 햇빛을 차단하고 있는 실내

 

이래 보여도 효과가 꽤 좋습니다.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면 확실히 집안은 시원합니다. 바깥이 공기가 더워지면 저것 마저 닫아버리고, 창문도 다 닫아버립니다. 집들이 단열이 꽤 잘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입니다. 이렇게 찬 공기를 집안에 가두어 놓고 바깥이 시원해질 때까지 버티는데, 어쩌다 바람 한점 안부는 날 걸리면 그날은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합니다.

 

 

수영장

주거 형태가 우리 나라 처럼 단지형 아파트보다는 개인 주택(maison)이 더 많고, 아파트라고 해봐야 4-5층짜리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개인 주택의 경우 수영장을 만들어 놓은 곳이 많은데, 수영장이라도 없으면 여름에 집에 있기가 곤란할 정도로 더워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영장이 있는 주택

 

이번 코로나 여파로 더욱 주택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하네요. 아파트의 경우 공용 수영장이 있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만 요즘 같은 시기에는,, 꺼려지긴 하죠;; "더위엔 물놀이" 공식은 세상의 진리이자 만국 공통인 듯합니다. ^^

 

공원

집에 수영장 있으면 그래도 환경이 좋은 편입니다. 도시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공원으로 갑니다. 반드시 공원으로라도 가야합니다. 나무 그늘 아래 자릴 잡고 앉아 있는 것이, 훨씬 시원 해서 두두도 거기서 낮잠을 자곤 했습니다.

 

프랑스의 공원

 

Vacance, 바캉스

바캉스의 어원이 프랑스인것처럼, 긴~ 여름휴가는 프랑스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이유 역시 너무 덥기 때문에 계속해서 집에 머문 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랑스는 바캉스로 한 달 쉬는 것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여름 휴가 시즌이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4~5주 휴가를 떠나버립니다. 바캉스 시즌의 프랑스는 정말 다 놀러 가 버려서 관공서든 병원이든 어디든 최소 유지 인력만 남아있습니다. 

 

출처 : 비정상회담JTBC

 

바다가 인접한 비아리츠나 니스 같은 곳은 본격 적인 피서철인 8월이 되면 늘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는데, 이번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바캉스의 풍경은 어떻게 바뀔 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바캉스의 민족 답게 이미 휴가지에는 사람이 모여 들고 있는데, 2차 peak가 오지는 않을 지 걱정이 됩니다.ㅠ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상당히 원초적으로 더위를 이겨내고 있는 프랑스 사람들의 더위를 이겨내는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한국에서는 에어컨이 없는 여름은 상상도 못했었는데,, 아마도 지구 상에서 에어컨이 가장 안 팔리는 곳 중에 하나가 이 곳이 아닐까 싶네요 ㅎㅎ

 

현지 기후와 환경, 생활 방식에 따라 무더위를 견뎌내기위한 방법에도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들도 비슷한 걸로 알고 있는데, 여행이 가능해져서 혹시나 여름에 프랑스로 오실 생각이 있다면, 미리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 물론 호텔에는 에어컨이 있습니다. 에어컨이 없는 프랑스의 여름나기편 끝-!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