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굿스토리

 

이 시대 부모와 아이를 이어주는 따뜻한 소통의 본질 '흔들리지 않는 육아' 

오늘 리뷰해 볼 책은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부모 교육가이자 가족 치료 및 육아 전문가 수잔 스티펠만이라는 사람이 쓴 "흔들리지 않는 육아"이다. (본인은 처음 뵙겠습니다만,,) <허핑턴 포스트>에 매주 '양육 코치'라는 칼럼을 쓰고 있으며 "힘겨루기 없는 양육"을 집필했다.

 

이 글을 옮긴 이주혜 번역가는 <프랑스 아이처럼>, <유태인의 자녀교육 29>, <아이 쇼크> 등을 번역했다.

 

30년 가정 상담으로 밝혀낸 쉽게 하는 육아의 비밀

총 11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에는 수잔 스티펠만이 그동안 가족 치료 및 심리 상담을 하면서 마주한 여러 가정에서 겪고 있는 육아 문제에 대해, 부모인 우리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를 실제 상담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아이와의 전쟁은 끝났다!

책의 커버 페이지에 나와 있던 문구. "아이와의 전쟁은 끝났다!"

 

아이가 자랄수록 육아의 난이도는 높아져갔다. 새로 마주하는 상황, 잦아지는 통제 불능 상태, 혼돈의 카오스 속에서 점점 더 자주 한계에 부딪히고 있던 나에게 이보다 더 매력적인 말이 있었을까ㅋ 나도 어서 빨리 이 전쟁을 끝내고 싶었다. 이 책을 통해 그러길 바랬다.

 

아이가 어른을 낳는다

현재까지도 유일하게 아마추어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부모라는 지위. 가족 안의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육아, 무의식적인 육아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의 권위주의적이었던 낡은 육아법과 오늘날의 육아법 사이에서 균형을 이뤄줄 육아법을 모르기 때문이거나, 다른 하나는 기본적인 수준에서 부모들의 존재나 의식적인 자각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나는 두 가지 모두 해당되었다.

 

그러면서 이 책은 직접적인 육아 노하우를 알려주기보다는 부모의 의식을 성장시키기는데 주력한다. 일상에서 겪는 아이들과의 갈등을 아이들이 던져주는 도전과제로 받아 들이고, 갈등의 상황에서 지금까지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왔던 버릇을 자각하고 스스로 치유하도록 안내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 내면을 건강하고 튼튼하게 하여, 의식적인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다.

 

의식적인 부모가 되기 위한 첫걸음

정립되지 않은 육아로 인해, 붕괴되어 가는 가정에 있는 부모들과의 상담 케이스 중 가장 먼저 나오는 이야기는 그들이 가진 내면의 상처를 자각하고, 의식적으로 이를 치유하는 과정이다. 아이와의 갈등에서 우리가 당황하고, 감정이 격해지고, 이따금 폭발해버리는 이유가 그 내면의 상처에 있고, 그것은 우리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에 내가 눌러왔던 나의 감정 또는 어떠한 결핍과 상처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했다. 아이와 갈등이 생겼는데 흥분한 나의 감정을 먼저 이해하라니. 그러기 위해 나의 과거를 떠올려야 한다는 것은 또 뭔 뜬구름 잡는 소린가 싶기도 했다.

 

여기서 하라는 데로, 하루는 아이와의 힘겨루기 끝에 폭발해버리기 전에 나는 자리에서 벗어나 혼자 시간을 가져보았다. 방금 전 상황을 떠올리면서 지금 나의 감정을 그대로 확인했다. 빨라진 호흡, 심장 소리, 흥분상태에서 화가 나있는 나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고, 또 내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돌이켜보았다. 그러면서 아이는 당시에 어떤 기분이었을지도 생각해보았다.

 

그랬더니 나의 어릴 적 저런 상황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이 떠올랐다. 그리고 나는 내가 어릴 적 말을 안들을 때마다 부모님이 나에게 했던 방식을 똑같이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쿨하고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자 했으면서 실제로는 그 오래된 육아법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던 것이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고집 불통에 뛰고 부수고 소리 지르는 아이와 한 공간에 있는 이 전쟁 같은 이 상황에 대해 조금은 더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조금 더 아이의 생각을 들어보려는 여유가 생겼는데, 분명 그 자각이 굉장한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다.

 

마음 챙김

이렇게 우리는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먼저 치유하고, 강해져야 하는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이 책에서는 '마음 챙김'이라고 표현한다. 부모인 우리가 먼저 우리의 마음을 돌보고 평온함을 유지해야 비로소 아이들도 평온을 찾을 수 있게 된다는 것.

 

공감하는 바였다. 나도 그랬듯이 아이는 늘 어른이 되고 싶어 하고, 가장 가까이에 우리가 있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활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보고 그것을 자신에게 적용하게 된다. 아이들 앞에서 우리가 먼저 마음 챙김을 통해 평온을 유지하고 직면한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아이도 자신이 원하는 데로 안될 때 대해 조금 더 평온한 방법을 찾는 것이 수월할 것이었다. 엄마, 아빠가 보여준 것처럼.

 

그래서 부모의 마음 챙김은 중요하다. 우리의 마음을 챙김으로써 내면을 건강하게 하고 내면에 공간이 있어야 아이들의 것도 커버 할 수 있다. 마음 챙김 방법은 요가나 명상뿐만 아니라 산책하기, 천천히 걷기 등 무수히 많다. 마음 챙김을 통해 우리는 견고해진 내면을 가진 의식적인 어른으로써, 마치 크고 단단한 닻을 내리고 있는 배의 선장이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단단하게 고정된 배 위에서 흔들리지 않고 마음껏 놀 수 있게 된다.

 

책을 읽고 난 뒤

사실 이 책은 이제 3살 된 아이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나보다는 5세~ 10대 초반의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상담 내용도 이 연령대의 아이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부모들에 대해 다루고 있는 데다, 진정한 유대관계 형성을 비롯 따뜻한 소통을 위한 대화법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이기에 대화가 가능한 나이 때의 아이를 둔 부모에게 더욱 알맞은 책이 아닌가 싶다.

 

나도 의식적인 부모가 될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나에게 전혀 효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육아를 하는 동안 거칠어진 나의 감정들과 행동들은 세상의 수많은 부모가 겪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며, 이것들은 '마음 챙김'을 통해 충분히 스스로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사실이다.

 

그로 인해 아이와의 갈등 상황에 있어서, 조금 더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었는데, 여전히 순간순간 빡침이 올라와 폭발하기도 하지만 빈도는 훨씬 줄었으며, 좀 더 따뜻해졌고, 부드러워졌다. 그러리라 믿는다.

 

또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아이들은 원래부터 항상 관심받길 원하고, 안아주기를 바라고, 하루에 300번 이상 웃고, 자신이 늘 사랑받는 존재라고 느끼길 원하며, 자신과 동맹관계라고 생각되면 스스로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아이와의 동맹관계 효과는 실로 컸다

우리가 진정으로 아이들과 동맹관계를 형성하게 되면 수많은 갈등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후 지금도 아이와 동맹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와 있을 때는 핸드폰을 보지 말고 오롯이 아이와 노는데 집중한다 던가, 항상 내가 너한테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준다던가, 더 많이 안아주고 뽀뽀를 해주는 등 스킨십을 늘린다던가 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노력의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정말로 나와 아이의 유대감이 개선되고 있었다. 책에서 얘기하듯 내 내면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부터 나는 조금씩 마음의 평온을 찾아갔다. 가득 차 있던 내면에 아이가 와서 놀다갈 공간이 생긴 것이다. 그 공간은 아이와 더 소통할 수 있게 하고, 더 많이 안아주게 만들었으며, 더 많은 시간을 온전히 아이와 보내는데 쏟아도 괜찮게 했다. 그때부터였을까 아이는 웃는 시간이 더 많아졌고, 내가 하는 말을 좀 더 잘 들어주었다. (여전히 고집 불통에 떼쓰고 조르긴 하지만) 실로 놀라운 경험이었다.

 

나의 '흔들리지 않는 육아'

이 책에 기록되어있는 수백 가지 상담 케이스를 다 적용해볼 순 없지만, 다 읽고 났을 때 분명 큰 틀에서 아이를 이해하고, 나를 성장시키는데 큰 조언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물론 갈길은 멀지만 전쟁의 끝이 어딘가는 있으리라 희망을 보여주었다.

 

허겁지겁, 아등바등, 망망대해에 정처 없이 떠도는 돛단배 같았던 나의 육아는 이제 견고해진 닻을 내린 배가 되고자 하는 목표가 생겼다. 아이와는 동맹관계이면서 나는 튼튼하게 고정된 배의 선장으로써, 아이가 그 배 위에서 마음껏 뛰놀수 있도록 하고, 자신의 내면도 더욱 견고해지도록 돕는것. 나의 흔들리지 않는 육아는 이렇게 첫걸음을 내디뎠다.

 

여전히 깊은 빡침이 하루에도 몇 번씩 전두엽을 강타하고, 때마다 나는 평온을 유지하는데 성공과 실패를 반복한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그렇듯 최선을 다해볼 뿐. 오늘도 빠른 육퇴를 위하여 화이팅!!

 

이 책은 자신이든 육아든 흔들리고 있다고 느끼는 부모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책 리뷰 <흔들리지 않는 육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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