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만능 일꾼 장인님을 따라 나무를 하러 트러플 농장에 갔던 하루를 남겨봅니다. 제가 있는 곳은 프랑스의 트러플(송로버섯) 생산지 중의 한 곳으로, 이곳 랄방크(Lalbenque)의 주민 대부분이 트러플 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업을 하기전에 물어봤습니다. "왜 나무를 자르는 지, 그냥 두고 계속 트러플을 생산해야 좋은 거 아니냐?"고 했더니, 트러플 생산량이 가장 좋을 때가 나무가 5~15년 사이일때라고 합니다. 이 농장 주인은 트러플 생산량이 기대에 못미치지자 기존의 나무를 다 배어내고 새로 나무를 심으려고 벌목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사실 최근 2~3년간 트러플 생산량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격은 더 올랐었죠. 어쨋든 이러한 사정으로 농장주의 부탁을 받아, 작년 10월부터 혼자 여기서 벌목을 해오고 있다고 하네요;;
먼저 바닥에 깔린 물 호수를 정리해서 한쪽으로 몰아놓은 다음, 잔가지들을 한데 모아 불태웁니다. 잔가지들은 장작으로서 쓸모가 없긴 하지만, 그냥 두면 처치 곤란이라 정리차원에서 태워버립니다. 장인은 열심히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고, 저는 잔가지들 열심히 불이 있는 곳으로 옮겨 태웁니다. 역시 단순 반복이고 체력적으로 힘이 드는 일입니다.
말이 잔가지지 사실 꽤 무겁습니다. 매번 하고 나면 팔이랑 허리가 뻐근해짐을 느낍니다. 이걸 작년부터 매일 혼자 해오고 있었다니, 대단하기도 하고 안쓰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은 아침에 시작해서 점심시간까지만 합니다. 너무 힘들기도 하고, 오후가 되면 너무 더워지기때문에 그 날씨에 불 옆에서 일하면 실신 할지도 모르거든요;;
이런 작업을 한 3일 정도 했습니다. 한번은 처제와 처남도 함께 했는데 혼자서 하던 일을 4명이 하니 진행 속도가 엄청 빨랐습니다. 잔가지 태우는 속도가 빠르니, 전기톱은 쉴틈없이 나무들을 잘라냈고, 결국에는 목표한 마지막 나무를 베어내고는 수리를 해야했습니다. 그렇게 장작을 만들 나무들은 군데군데 모아 두고, 잔가지들은 다 태워서 주변을 정리해 놓고는 돌아왔습니다. 비도 오고 해서 축축해서 그런지 저렇게 두고 와도 불이 옮겨 붙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해가 쨍쨍 했던 다음 날, 이번엔 트랙터에 수레를 끌고 잘라놓았던 나무를 수거 하러 갔습니다. 잘라놓은 길이는 일정하나 두께는 어쩌질 못하기 때문에 몸통만한 나무들도 꽤 있었고, 그것들을 옮기느라 또 한번 허리가 아파왔습니다. 날씨마저 화창해서 쏟아지는 땀은 덤이었던 날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일찍부터 더워져서, 10시만 넘어가도 그냥 서있기만 해도 땀이 날 정도네요. 저러다 바퀴 터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꽉꽉 실은 다음에야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이렇게 가져온 나무들은 마당 한켠 장작 쌓아둔 곳에 이어서 계속 쌓여있다가, 지난 번과 같이 장작 패는 날을 기다리게 됩니다. 오늘 하루도 땀흘리며 야무지게 보낸 것 같아 보람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