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굿스토리

달팽이

2020. 6. 30. 02:32

 

비 오는 날 아침이면 그동안 어디 숨어 있었는지 여기저기서 달팽이들이 나와 집 안팎을 활보한다. 두두도 돌아다니다가 달팽이를 보면 카고! 카고! 거리며, 고사리만한 손으로 달팽이를 잡아서 가져와 보여준다. (달팽이가 불어로는 '에스카고'인데, 앞에 '에스'는 어디가고 두두한테는 '카고'가 달팽이다ㅋ) 놀라서 껍질 속으로 숨어버린 달팽이를 만지려고 두두는 손가락으로 몸통을 꾹꾹 누르는데, 빨리 놔달라는 듯 거품을 보글보글 거리며 화를 내는 달팽이가 가엾기만 하다. "아~ 이쁘다~ 해줘야지"라고 하면, 그제야 살살 쓰다듬다 어느새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렸는지 달팽이는 잊은 채 다른 곳으로 간다.

아직 두두가 '왜요봇'은 아니지만, 달팽이를 설명해 주고 싶었다. 근데 막상 떠오르는 건 '패닉의 달팽이' 노래 말고는 아는 게 없다.. 뭘 먹고 어떻게 자라는지 그리고 새끼 때부터 집은 가지고 태어나는 건지,, 정말로 클 때마다 집을 버리고 큰 집으로 갈아타는 것인지..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보아도 전혀 아는 바가 없다. 나는 달팽이에 대해 아는 게 1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래서 알아봤다. 곧 있을 나의 '왜요봇'을 위해..  


달팽이는

1. 자웅동체이지만 짝짓기를 통해 알을 낳는다. 짝짓기를 한 뒤에는 둘 다 알을 배는데, 한마리당 150~200개의 알을 낳는다. 2쌍을 데려와 키웠더니, 나중에 2천 마리가 되었다는 얘기를 보았는데, 충분히 가능한 얘기인 듯하다.

달팽이 짝짓기 by 필굿지오그라피 

 

2. 달팽이는 태어날때부터 집(껍질)을 가지고 태어나며, 자라면서 껍질도 같이 커진다. 껍질의 입구가 성장테이며, 달팽이가 자랄 때 같이 늘어나면서 몸체를 보호한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껍질의 세로줄이 달팽이의 성장선이다.

 

3. 피부 호흡을 하므로 낮에는 껍질 속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밤이 되거나 습기가 많아지는 때에 나와서 활동한다. 몸은 점액질로 덮여있다. 뽀글뽀글 거품이 그 점액질인데, 점액질이 마르면 안 되기 때문에 습한 곳을 좋아한다. 그래서 비 오는 날이면 달팽이가 활동하기 좋은 습한 날이 되어 쉽게 볼 수 있다. 

 

4. 버섯이나 곰팡이 같은 균, 식물의 잎을 치설이라 불리는 이빨모양의 혀로 갉아먹는다. 달팽이 중에는 동물의 사체를 먹거나, 종족인 달팽이를 잡아먹는 종도 있다. 치설은 줄 모양으로 생겼으며, 1만~ 2만 5천 개 이상 존재한다.

 

5. 습도 조절만 잘 해주고, 상추, 애호박이나 당근 같은 먹이만 잘 주면 잘 자란다. 나름 활동성도 왕성하기 때문에 애완용으로 키우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고, 커뮤니티나 카페 활동도 활발한 편이다. 10년이 넘은 카페들도 있다. 마니아층이 제법 두터운 편.

 

6. 껍질에 있는 나선형의 방향이 시계방향인 것도 있고, 시계 반대 방향인 것도 있는데 이는 종에 따라 다르고 같은 종이라면 모두 한 방향으로 정해져 있다. 방향이 다르면 짝짓기를 할 수 없는데, 일부 달팽이 중에는 방향이 달라 짝짓기를 못해보고 죽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한다. 그러다 같은 방향의 다른 종을 만나 짝짓기를 하고 나름 해피엔딩(?)스러운 이야기도 있었음.

 

7. 뿔처럼 생긴 2쌍의 더듬이가 있는데 대촉각, 소촉각으로 구분되며, 그 끝에는 볼 수 없는(?) 눈이 달려있다. 시력은 거의 없지만 명암은 판별할 수 있다. 

 

8. 평균 시속 7m 정도로 움직인다. (그러니 두두한테 맨날 잡히지ㅜ..) 점액을 이용해 이동할 때의 마찰을 줄이는데, 그래서 한 녀석이 이동하면, 다른 녀석들이 그 점액이 묻어있는 길을 따라 이동하며, 자신의 점액을 아낀다.

 

9. 한 의사가 달팽이를 기르는 사육사들의 손이 유달리 희고 부드러운점을 발견하고, 달팽이 점액을 연구한 결과 그 점액에서 피부 재생과 진정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얻게 되었다. 이는 화장품이나 연고로 출시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인기가 높아지자 실제로는 극소량의 점액에 각종 유사 합성 성분만 내포된 일명 짝퉁(?)들이 많이 나오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함.

 

10. 달팽이 요리는 프랑스에서는 에피타이저로 매우 유명하며, Escargot(에스카르고)라는 이름으로 대부분의 프랑스 식당에서 볼 수 있다. 맛은 소라 맛이랑 비슷하다. 솔직히 맛있긴 했다. 

출처 photoAC

 

이 정도 하면 나도 달팽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뿌듯함을 느낄 새도 없이, 아내가 옆에 오더니 어떻게 이걸 모를 수가 있냐고 한다ㅋ 그리고 왜 달팽이 짝짓기 동영상을 찍어 올리냐고, 이상한 나래이션을 혼자 넣으면서 깔깔 거리며 얼굴이 빨개져라 비웃는다. 그래도 나는 이번에 알게되서 그걸로 만족한다.. 근데 진짜 나만 몰랐던거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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