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굿스토리

빙하 트래킹을 완료 한 다음 날 아침, 우리는 뉴질랜드의 '거울 호수'라 불리는 '마테존 호'로 향했다. 마테존 호는 우리가 머물렀던 산속의 프란츠 조셉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 해 있어, 아침에 출발한 우리는 호수 입구에 있는 카페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운 뒤, 호수 주위로 걷는 트래킹을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뉴질랜드에서 여행하는 동안 정말 많이 걸은 것 같다. 대부분의 코스가 자연 그대로의 여행지였기 때문 인 듯 싶다. 

얼마나 걸었을까? 트랙킹 코스를 따라 계속 걷다 보니, 우리는 어느 덧 view point에 와있었다. 노을 질 때의 풍경이 거의 깡패 수준이라는 이곳은 도착하자마자 왜 이곳이 거울 호수인지 알 수 있었다. 몹쓸 💩손 때문에 눈앞에 있는 절경을 카메라에 제대로 담지 못한 게 아직도 후회스럽다. 아무리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셔터를 누르고 다시 또 눌러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것은 마치 나의 조그만 기계로는 이 자연의 거대한 풍경을 담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인 듯 보였다.

안 되겠다 싶어서 그냥 카메라 꺼놓고 동생이랑 앉아서 이 말도 안 되는 풍경을 감상했다. 너무나 깨끗한 자연의 모습에 그냥 잠시 또 넋 놓고 바라보았다. 마치 단 한 번도 그 무엇과도 섞인 적이 없는, 너무나 맑은 그 상태 그대로 정지해 버린 공간과 마주하고 있는 듯했다. 카메라에는 못 담았지만 천천히 한 장면씩 눈으로 가슴속에 담고, 우리는 남은 트래킹을 이어나갔다. 트랙킹의 끝에 우리는 시작점으로 돌아왔는데, 처음 보는 흰 무지개(?)가 호수를 떠나는 우리를 배웅해 주었다. 아마도 안개였을 걸로 생각하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치 형태를 띠고 있었다.

https://goo.gl/maps/rUd4xufuC7TQoUSv6

 

Jetty Viewpoint

★★★★★ · 명승지 · Lake Matheson Walk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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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에 비치는 모든 것을 그대로 반사해서 보여주는 거울 호수와 이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 하고, 우리는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버스 안에서 사람들은 자거나,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보거나 또는 일기를 쓰는 등 각자 하고 싶은 걸 하며 본인의 페이스 데로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다음으로 우리가 도착 한 곳은 Ship Creek beach. 바다와 숲이 공존하는 특이한 곳이었다. 해변을 가로질러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길을 걷다 보면, 360도로 둘러 볼 수 있는 타워가 있었다. 단지 조금 높은 곳에서 보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타워에 올랐을 때 보는 풍경은 땅을 걸으며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타워에서는 눈앞에 펼쳐진 전부를 볼 수 있었는데, 오른쪽 끝으로 왼쪽 끝으로, 다시 그 반대로, 이어서 정면의 파도와 수평선을 따라 왔다갔다 하며 파도와 모래, 숲밖에 없는 광활한 해변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었다.

우리는 다음 코스를 이동 하기 위해 차에 올랐다. 내리자마자 그림 같은 풍경이 예고도 없이 훅~ 하고 들어온다. 너무 맑다. 자리에서 한 바퀴를 돌았을 때 보이는 모든 것들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어딜 가나 맑고, 깨끗했으며, 자연 그대로 너무나 평온해 보였다. 저 멀리 보이는 산 꼭대기의 눈과 얼음, 비와 함께 형성된 '와이타 강'은 산줄기를 굽이 굽이돌면서 계곡이 되어 바다를 향해 끊임없이 흘렀다. 

와나카 호수(Lake wanaka)로 가는 길, 우리는 Thunder Creek Fall이라고 하는 폭포를 보기 위해 잠시 멈췄다. 이쯤되면 무슨 힐링 캠프에 와있는 듯하다. 뉴질랜드 여행은 매일 이동과 트랙킹 하는데 하루를 다 보냈는데, 동생과 하루 종일 걸어 다니며 무슨 얘기를 그렇게 많이 나눴는지 모르겠다. 무뚝뚝한 경상도 형제가 아마도 이때 살면서 할 얘기를 다 나눴던 것 같다. ㅎㅎ 나는 지금도 그 당시 동생과 함께 여행을 한 것이 너무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이렇게 멀리 떨어지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ㅎ


폭포 감상이 끝나고, 우리는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와나카 호수로 향했다. 전망대에 다다랏을 때 우리는 또 한 번 놀랐다. 놀랄 수밖에 없는 광경이 또 눈 앞에 펼쳐졌다. 이런 축복받은 땅이 또 있을까? ㅋ 차에서 내리기만 하면 절경이다. 고도가 조금 높은 이곳에 말도 안 되게 큰 호수가 있다.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섬이 아니라 산이고, 그 가운데에 있는 이 거대한 물웅덩이는 호수가 맞다. 살면서 이렇게 높은데 위치한 크고 평온한 호수를 본 적이 있었나 싶다. 우리 앞에는 뉴질랜드에서 4번째로 크다는 와나카 호수가 있었다. 

와나카 호수(Lake wanaka)

뉴질랜드 남섬 오타고 지방에 있는 해발 300m의 호수이다. 면적은 192 km²이며, 수심 300m 이상으로 추정되는 뉴질랜드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이다. 그 이름은 마오리 추장 아오나카의 타락이라는 의미이다.-출처 위키백과

어떻게 생겼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갑자기 물벼락이라도 맞은 걸까? 어떻게 이곳에 호수가 생길 수 있었는지 내 머리로는 도저히 따라 갈 수가 없었다. 이 거대한 호수 주위로는 산책을 할 수 있도록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고, 제트 보트나 카약과 같은 액티비티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우리는 패스했다. 잠시 이런 곳에서 카약을 하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만 했보았을 뿐이다. 이런 호숫가에서 하는 캠핑은 어떤 느낌일지, 낚싯대도 던져 놓고, 심심하면 수영이나 카약 하고, 잡은 생선 구워 먹고, 호숫가에 누워 볕도 쬐고,, 이것이 진정 힐링 캠핑가 아닐까 싶었다. 

차에서 이런 저런 잡념에 빠져있는 사이 우리는 와나카 시내에 도착했다. 와인과 훈제된 연어를 사서 우리의 여행을 밤이 늦도록 자축했다. 더 있고 싶은 우리의 마음도 몰라주고, 뉴질랜드의 여행은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점점 다가가고 있었다. 

https://goo.gl/maps/NB8ziZinYYPLqCNZ8

 

Lake Wanaka Lookout

★★★★★ · 전망대 · 3283 Makarora-Lake Hawea 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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