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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출산 과정 그리고 어메이징 F-산모식

안녕하세요. 오늘은 프랑스 생활 백서 시리즈 첫번째 순서로 프랑스의 출산 문화를 소개합니다. 프랑스는 낮아만 우리나라와는 사뭇다른 프랑스의 출산과정 그리고 출산 후 해야 되는 것들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프랑스 출산율은 유럽 최고

유럽의 모든 국가에서 출산율이 낮아지는 추세입니다만 그중에서도 프랑스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출산율이 높은 편입니다. 최근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조금 낮아지긴 했지만 꾸준히 가구당 1.5명 이상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출산율이 이렇게 높을 수 있는 데는 정부의 강력한 가족정책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프랑스 정부의 가족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어서 프랑스의 출산 풍경입니다.

 

내가 사는 곳에 산부인과가 없다!?

먼저 프랑스는 우리나라처럼 개인 산부인과가 없습니다. 그래서 임신 단계에서부터 자기가 속한 도시의 종합 병원 산부인과에 등록을 하게 되고 중간중간 산모의 컨디션 체크를 하면서 출산 일정 조율과 마취하는 것에 대한 상담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출산 가능한 병원이 모든 동네마다 있는 것이 아니네요. 자기가 거주하는 지역에 출산이 가능한 병원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가까운 지역의 병원을 선택하게 됩니다. 병원이 있는 동네 뿐 아니라 옆 동네 산모들이 다 한 병원으로 향하는 희한한 풍경. 사정이 이렇다 보니, 종합 병원의 산부인과 병동 대기실은 출산을 앞둔 산모들과 함께 온 가족들로 밤낮없이 차있습니다. 정말 응급 상황을 제외하고는 산모들은 진통을 가진 채로 대기실에서 자신의 차례가 오길 기다립니다.

 

프랑스의 분만실

 

프랑스의 분만실

 

분만실에는 기본적인 컨디션 체크 센서들과 샤워 공간, 화장실 그리고 자연분만을 돕는 욕조, 짐볼 등이 있었습니다. 욕조에도 들어갔다가 짐볼에도 앉아봤으나, 아이는 좀 더 뱃속에 있고 싶은 모양입니다. 결국 우리는 좀더 느긋하게 있을 수 있는 다른 방으로 이동했습니다.

 

프랑스의 분만실 모습

 

아기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늘 엄마와 함께

다음날 점심시간이 지나 마나님의 진통이 다시 시작되고 병원에 온 지 23시간 만에 우렁찬 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빠가 탯줄 자르는 건 선택 사항인데 첫째 때는 하지 못했어서 이번엔 제가 직접 잘랐네요. 세상의 빛을 보자마자 아이는 엄마 품에 바로 안겨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키와 몸무게 등을 체크한 뒤, 첫 세상의 옷을 입고 다시 엄마 품에 안겨 바로 젖을 물립니다.

 

아기가 태어난 직후

 

9개월이 넘게 뱃속에 있던 아기에게는 이 모든 것이 처음일 텐데 본능적으로 젖을 찾아 무는 모습이 마냥 신기했습니다. 그 뒤 저는 상의를 탈의 한 채로 아이를 품에 안고 제 체온을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했습니다. 목청껏 울던 아이가 품에서 다시 평온을 찾고 잠에 빠져드는 모습은 볼 때마다 감동적이네요. 정말 살면서 느낀 최고의 순간입니다.

 

아기는 태어나면서부터 신생아실이 아닌 엄마와 함께 회복실에서 지냅니다. 특별한 경우로 아이가 아프다던가, 인큐베이터에 들어갈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기는 태어나면서부터 늘 엄마 옆에 있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막 출산을 한 엄마 입장에선 굉장히 고된 일이긴 하지만,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아기에게는 24시간 엄마의 냄새와 체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방법이 좀 더 인간적이지 않나 싶네요.

 

프랑스 산모식

얼마 전 한 커뮤에서 K-산모식이라는 글과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요. 그것에 비하면 프랑스의 산모식은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입니다. 첫째 때도 그다지 영양가가 있다고 생각은 못했는데, 이번에는 더욱 어메이징 합니다.ㅋ 병원마다 케바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프랑스 전부의 모습이라고 할 순 없겠습니다만, 너무 부실해서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F-산모식

 

한국에서 이렇게 나왔다면 온 동네방네 소문이 다 나고, 이 병원은 문 닫아야 했겠지만, 여긴 그래도 줄 서서 아이를 낳으려고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라니 정말 아이러니했습니다. 

 

K-산모식과 F-산모식 비교

 

지난번 같으면 한밤 중에도 근무자가 돌면서 필요한 것은 없는지 아이 젖을 물리는데 어려운 점은 없는지 케어해줬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아무런 도움도 없어서, 아내 혼자 아이와 함께 그 긴 밤을 견뎌야 했던 최악의 회복기를 보냈습니다. 그나마 둘째여서 어떻게 하는 줄 알았기 망정이지 첫 아이를 이곳에서 출산하는 엄마들은 얼마나 막막했을지.. 

 

마치며

여기까지 프랑스에서의 출산과 충격의 프랑스 산모식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코로나 바이러스(중국발 우한 폐렴) 때문에 가족 1인을 제외하고는 방문이 허용되지 않았고, 이번엔 그마저도 밤 9시 이후에는 엄마와 아기만 회복실에 남겨둔 채 저는 집으로 와야 했습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이해는 가지만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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